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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정보

덴마크 교환학생 회상 (뮌헨 경유 코펜하겐행 루프트한자 탑승기, 에어돌로미티 탑승기, 공항에서 Trekroner역 가기 (feat. 나만 블핑 못봤어!))

by 더스트캐치 2019. 8. 1.

6개월간의 덴마크 교환학생 여정을 시작하는 날입니다.

 


공항에 도착하고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점쪽으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시끌시끌, 어딘가를 향해 모두 카메라를 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거에 관심 없는척 하지만 굉장히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같은 자리를 뱅뱅 돌며 대체 어떤 연예인이길래 이렇게 부산스러운가 찾았습니다.

 


분명히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도무지 찾지를 못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검색해보니 이제훈이었습니다.

드라마를 찍고있는 중인가 본데 역할이 공항직원인지 수트를 입고 직원처럼 있길래 못 알아 본건가 봅니다.

 


면세점 쪽에서는 촬영 스태프들이 사람들보고 사진찍지 말라고 아주그냥 제 집인 것 마냥 혼꾸녕을 내길래

전 그냥 저-연예인이-누군지-알아보자를 포기하고 게이트로 향했습니다.

 


게이트로 가는 길에 아까 봤던 스태프들이 보였습니다. 어떤 정장을 입은 남자가 스태프 두명을 대동하고 가고 있었는데, 작은 얼굴과 마른 체형의 뒷모습만 보아도 저 사람은 연예인이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옷이 직원같아서 알아볼래야 알아볼 수가 없던데 사람들은 어떻게 그렇게 유명인들을 그렇게 잘 알아보는 걸까요

 


24번 게이트 앞에는 고래사 어묵이 있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고래사 어묵!

일본까지 가서도 어묵을 먹어보았지만 고래사 어묵이 최고로 맛있습니다.

 


치즈빵빵을 냠냠 허기를 달래며 나랑 같이 출국한 연예인이 또 있을까 [20180815 출국]으로 한번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첫 사진을 본 순간 그만 저는 울고싶어졌습니다.

 

 

덕계못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10분만 아니 5분만 일찍 들어왔더라면 저는 제니 리사 지수 로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언니가 빨리 들어가라고 할 때 들어갈걸…

 


콘택트 렌즈를 사는데 직원분께서 '블랙핑크 사인회 응모권 드릴까요?'라고 물어보셔서

눈물을 머금고 '괜찮아요...안주셔도 돼요.'라고 했던게 어제입니다.

사인회는 무슨, 코앞에서 블핑이들을 볼 수 있는 기회였는데 날아가버렸습니다.

 


괜찮아.. 너희들이랑 같은 공간에서 뚜두뚜두들 듣는 것 만으로 난 행복해...

(하나도 안괜찮음)

 


그렇게 슬픈 기분으로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그런데!

중국 영공에 비행기가 너무 많아 출발이 최대 3시간 지연된다는 안내 음성이 들렸습니다.

아이고..

3시간 지연이면 다음 비행기 못타는데...

승무원분께 여쭤봐도 아직은 모른다는 대답 뿐...

 


썩 유쾌하지는 않은 일들이 자꾸만 일어납니다.

호사다마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3시간까지 지연되지는 않았고 1시간 30분정도 지연되었습니다.

경유 시간이 2시간 30분이었기 때문에 1시간만에 입국심사를 마치고 게이트에 가야하는 상황!

불안때문에 뮌헨에 가는 10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도합 약 12시간정도를 비행기에 앉아있었더니 온몸이 결립니다. 어깨는 뻐근하고 다리는 저리네요.

루프트한자를 타고 스페인에 갈때도 느꼈지만 루프트한자는 시설은 참 좋은데 의자가 좀 불편한 것 같습니다.

 

 


불안한건 불안한거고 기내식은 여전히 맛있다!

여러 항공사를 타보니(경비절약때문에...) 루프트한자 기내식이 제일 맛있는 것 같습니다.

고추장 소스 닭고기인데 야들야들하고 매콤하니 입맛을 돌게 합니다.

(루프트한자 기내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기내식 특유의 버석한 밥은 참 싫습니다)

 

 

중간에 이런 컵누들을 주는데 그냥 삼삼하고 괜찮았습니다.

(난 신라면이 더 좋아...)

 

 

랜딩 1시간 30분에 준 식사.

승무원분께서는 chicken or beef? beef is like 비빔밥. 이러셔서

대한항공에서 나오는 그 비빔밥을 생각하고 딱 열었는데

비빔밥은 아니고 불고기덮밥같은 비주얼의 무엇이 나와서 살짝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뭔들 비빔의 민족이 비비면 다 비빔밥 아니겠습니까

같이 나온 볶음고추장 넣고 슥슥 비벼 혼종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볶음고추장은 지우개를 볶아먹어도 맛있을 것 같습니다.

자취생 치트키같은 존재.

 

 

 

 


코펜하겐 공항 랜딩을 앞두고 연착때문에 다음비행기를 놓친 사람들을 위해 변경된 운항편을 기내방송으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탈 비행기는 게이트만 변경되었다고 하는 거 보니 비행기를 탈 수는 있는가보다 했습니다. 불행중 다행은 중간에 짐을 안찾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짐 찾아야됐으면 연결 항공편 놓쳤을 것 같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입국심사를 하러 갔는데

독일 입국심사는 세상 쿨합니다.

저는 학생이기때문에 Residence Permit을 보여드려야 했지만

여행객들은 그냥 여권만 확인하고 도장찍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짐 검사도 쿨합니다.

인천 출국심사 짐검사도 꽤나 쿨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천이 그냥 얼음이라면 뮌헨은 드라이아이스입니다.

노트북 아이패드 dslr카메라 필통 등등 가방에 짐이 한가득이었는데 슥 보고 통과시켜줍니다.

 

 


G46번 게이트였는데 G게이트 가라는 곳으로 따라가다가 갑자기 이정표에 L,H만 있고 G가 없어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한번 길을 잘못 들었다간 비행기를 놓칠수도 있으므로...

물어볼 직원도 없길래 그냥 눈 딱 감고 쭉 걸어가니 게이트가 나왔습니다.

인천공항의 이정표가 참 친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행기는 40분 연착이 되어 다행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의자에 노래를 들으며 앉아있는데 하늘이 참 예뻤습니다.

마치 고야나 틴토레토의 작품에 나오는 구름같았습니다.

 


살아갈때 어떻게든 되겠지 마인드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받고 신경쓴다고 안될 일이 되지는 않으니

그냥 마음 놓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트랙을 따라가다 보면

정말 어떻게든 되어 있습니다.

뭐 인생을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살면 인생폭망행 급행열차이겠습니다만

필요할땐 이런 태도를 가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결 항공편은 에어돌로미티였습니다. 규모도 탑승느낌도 신기한 스쿨버스같았습니다.

덜컹거림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깔창 없는 싸구려 신발을 신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도 앞뒤 좌석이 앞서 탔던 루프트한자보다는 넉넉해서 편히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한 순간

제 옆에 어떤 사람이 앉아서 가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하품할때 소리내면서 하품하길래 속으로 백퍼센트 한국사람이겠거니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국인이냐고 저에게 묻습니다.

 


자꾸 말을 거셔서 로봇처럼 네/아니오 로만 답했습니다.

저는 낯을 심하게 많이 가리는 사람이라 스몰톡-잘-못해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말을 거십니다.

 


심지어 말씀하시는거 들어보니 대학 교수님 같았습니다.

교수님이랑 10분 면담하는것도 불편한데 거의 2시간동안 교수님 옆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간식을 먹는데 소화가 안되고 얹힙니다.

 


비행기 지금 텅텅 비었는데 왜 하필 제 옆에 앉은걸까요...

뭐 앉을수야 있죠. 그런데 왜 하필 교수님이...

 


저도 누군가에겐 밥 같이 먹으면 얹히는 사람이겠지요?

잠시 지난 날을 되돌아봅니다...

 

  

 

창 밖으로 코펜하겐이 보입니다. 빨리 내리고 싶습니다.

 

 

유럽국가간 이동이기 때문에 입국심사는 거치지 않았습니다.

유럽 시민들은 이렇게 국가간 이동이 자유로운 것이 일상이겠지요?

지리적으로는 반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섬에 사는 한국인은 국가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유럽인들이 참 부럽습니다.

 


한국에서는 덴마크 크로네 환전이 번거로워 그냥 와서 ATM에서 인출해야지~ 하고 크로네는 한 푼도 환전해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공항에서 ATM 찾기 힘들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지천에 깔려있습니다.

이제훈도 못알아본 제가 단숨에 찾을만큼 ATM이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VISA가 된다고 나와있었는데 하나비바플레티넘(visa)는 안되었고 하나비바G(master)는 되었습니다.

인출 못하는줄알고 순간 가슴이 철렁!

 


밖으로 나오면 바로 앞에 있는 이 곳에서 목적지로의 티켓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이고 쉽습니다.

그냥 행선지 입력하고 구입!

기차와 지하철(메트로) 관계 없이 구입 가능하며 카드결제 가능합니다.

덴마크에서는 현금을 많이 안쓴다더니 사실인 것 같습니다.

 


코펜하겐 공항부터 Roskilde에 위치한 Trekroner역까지는 84크로네가 들었습니다.

한화로 약 15,000원정도 합니다.

 

 

 

구글 맵에서는 Trekroner 가려면

공항역에서 뇌어포트 Nørreport 까지 간 다음에 갈아타라고 나와있었는데

지하에 연결통로가 있는 것처럼 나와있길래 지하에서 조금 헤맸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지하철 바깥으로 나왔는데 아름다워서 잠시 감상했습니다.

저쪽에 뇌어포트 기차역도 보이네요.

지하철 역에서 기차역으로 갈아타려면 지상으로 나와서 갈아타야하는 것 같습니다.

 

 

계단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캐리어를 들고 있으니까 엘리베이터를 탑니다.

위에 저런 기차 아이콘이 있는 엘리베이터로 내려가야 합니다.

저 아이콘이 없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엉뚱한 곳에 갑니다. (호기심 천국이라 굳이 내려가봤음)

 

 


기차 승차장으로 내려가면 우측에 플랫폼1, 좌측에 플랫폼2가 있습니다.

Trekroner역은 Roskilde방면으로 가는 열차면 거진 다 정차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긴가 봅니다.

30분 정도를 기다렸습니다.

 


우리나라처럼 한 레일에 한 노선만 다니는 게 아니니까 화면에 띄워지는 열차시간을 보고 조심해서 타도록 합시다.

잘못 타면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기차를 타는데 거의 20키로가 되는 캐리어를 가지고 쩔쩔매고있으니 어떤 건장한 분이 와셔서 도와주시네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노약자를 도와주고 양보해주는 광경이 흔치 않은데

이런 친절을 받아보긴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하지만 고마운 것과는 별개로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20키로그램 캐리어 번쩍번쩍 들 수 있도록

여기에 있을때 운동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과연?)

 

 

Trekroner역에서 하차하니 하늘이 저를 반깁니다.

블랙핑크도 못보고 비행기도 연착되어버린 우당탕탕 고단한 하루를 위로해주네요.

 


기숙사까지 오는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너무너무나...

 


기숙사까지 도합 40kg의 짐을 15분동안 끌고가야했습니다. (심지어 울퉁불퉁 돌바닥)

28인치 캐리어는 짐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있는지 제대로 끌리지도 않고

돌바닥의 덜덜덜덜덜덜덜덜이 고대로 느껴지는 바람에

온갖 쑈를 다 했습니다.

 


15분이라지만 체감상으로는 한 40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기숙사에 도착하고 문을 여는데 다른 학생분이 도와주셨습니다.

삶은 도움을 주고 받는 일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이건 조금 다른얘기기는 한데

유튜브의 '생각많은둘째언니'분이 하신 말씀 중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사람들이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을 못하는 데에 많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 "장애인은 손이 많이 가잖아"와 같은 말을 하면서요.

사실 따져보면 우리 인생은 모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일의 연속입니다.

모든 것을 혼자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린  살아가며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습니다.

장애인도 똑같습니다."

 


이런 말이었는데, 장애인의 사회화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몇번씩 돌려보았네요.

저만 해도 오늘 하루만 고맙다고 몇번을 말했는지 모릅니다.

비장애인들도 어떤 사람은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어떤 사람은 아닌 것처럼

장애인도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소수자, 약자들도 다같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다시 기숙사 얘기로 돌아오자면,

기숙사 창문이 엄청 큽니다. 방 사면중 한 면 전체가 창문입니다.

처음에는 훤히 보이는 바깥풍경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서웠는데,

나의 일상이 관음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습관이 된 것 같아 갑자기 슬퍼졌습니다.

여기 덴마크에서는 불법촬영 걱정 안해도 되겠죠?

 


아무튼간에 블라인드를 좀 치고 싶은데 블라인드 내리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유튜브를 보고 따라해봐도 안되네요.

블라인드가지고 쩔쩔매던 와중에 나타난 빛같은 영상

 


갓.. 그저 갓...  최고최고... 충성충성

 

 

휴, 블라인드를 쳤습니다.

 


덴마크에 도착해서 사려고 했던 드라이기, 이불, 식기구, 청소도구등이 모두 방에 있어 다행입니다.

첫날은 이불도없이 잘 생각을 했거든요.

 


캐리어에 겨울옷만 가득했기 때문에 짐 정리는 빨리 끝났습니다.

새벽까지 몇시간동안이나 짐을 쌌는데 십분만에 정리가 끝나니 허무하네요.

짐 정리하며 비닐이 한가득 나왔는데 습관적으로 '만복이랑 축복이가 비닐 뜯어먹으니까 치워야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 만복이 축복이는 제가 같이 사는 고양이입니다. 귀여워요.

 


그런데 만복이 축복이는 여기 없네요. 벌써 보고싶습니다. (사실은 집에 나서자마자부터 보고싶었습니다.)

6개월동안 만축복이를 못볼 생각을 하니 슬픕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처럼 바닥난방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방에 한기가 돕니다.

꽤 추워서 첫날부터 전기장판을 틀었네요.

 


자기 전에 블로그에 글 써야지 해놓고는 피곤해서 불도 안끄고 뻗어버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새벽에 일어나 지금 글을 쓰고 있네요. 오늘의 할일은 미루지 말자...

 


이제 씻고 생체등록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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