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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8] 코펜하겐 인쇄소 Vester Kopi, 코펜하겐 프라이드 축제, normal에서 생필품쇼핑, 아시안마켓

by 더스트캐치 2019. 8. 6.

 

오늘의 일정은 인쇄소가서 CPR을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집 계약서를 인쇄하고 코펜하겐 프라이드 퍼레이드를 구경하러 갈 예정입니다.

제가 6개월동안 살게 될 Roskilde는 사실 북유럽 최대의 뮤직페스티벌 Roskilde Festival로 유명한데요,

로스킬레 페스티벌은 7월에 이미 끝났기 때문에(눈물) 성소수자 페스티벌인 코펜하겐 프라이드 퍼레이드 Copenhagen Pride Parade라도 가보려고 합니다. 서울 퀴어퍼레이드에 갔었더라면 비교해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이불에서 뒹굴다가 당일 (그것도 늦게) 알아버려서 못간 사람..)

 


코펜하겐 프라이드는 덴마크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다양성/인권 축제인데요,

2021년에는 코펜하겐에서 세계 규모의 월드 프라이드가 열린다고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관련 정보들은 코펜하겐 프라이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펜하겐 프라이드 홈페이지 주소: http://copenhagenpride.dk/#!/en/home

 

 

날씨 좋네요!

저 BAUHAUS는 인테리어 건축자재 파는 곳인 것 같던데, 나중에 심심하면 한번 들러서 구경해봐야겠습니다.

 


(tmi)

바우하우스 하니까 생각난건데 2학년 디자인사 수업 서술형 답안지에 바우하우스가 이끈 모더니즘 운동은 예술이 아니라고 비판했던거 생각나네요.

뭔 생각으로 쓴건지... 교수님 죄송합니다... 지금은 완전 다른 생각이고요.. 바우하우스 무지 좋아합니다...

 

 

뇌어포트역쪽에 위치한 Vester Kopi입니다.

다른 인쇄소들도 있지만 여기가 주말 영업을 해서 이쪽으로 왔습니다.

 


우리나라 킨코스같은 곳에서 인쇄하는 것처럼

매장내 비치된 노트북에 파일 옮기고 본인이 직접 인쇄한다음 카운터에서 정산하는 방식입니다.

프린트 가이드에 써져있는대로 A4/흑백/단면 설정 되어있는지 확인 후에 인쇄하면 됩니다.

 


저는 16페이지를 인쇄했는데요,

와우.

비용이...

50크로네 좀 넘게 나왔습니다.

 


A4 흑백 단면 16장뽑는데 거의 만원 가까이 되네요. (한국에선 800원쯤할텐데... (눈물바람))

괜히 대학에서 무료 프린트 서비스 해주는게 아닌가봅니다.

구립도서관같은 곳들도 비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코펜하겐 도서관도 꽤 비쌉니다. 아마 이정도 나올겁니다.)

 

 


집에서 인쇄해올 수 있는 것들은 미리미리 인쇄해옵시다...

 

 


퍼레이드까지는 시간이 한참 남아서 중앙역과 뇌어포트쪽 번화가들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Normal에 가서 미처 다 사지 못한 생필품들을 사야겠습니다.

 

 

Normal은 온갖 생필품을 취급하는 드럭스토어 도떼기시장 입니다

엄청 저렴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 중저가 브랜드 제품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데요,

샴푸, 폼클렌저, 면도기, 면봉, 화장솜, 생리대, 탐폰, 세제, 치약, 칫솔, 수세미 등등...

그야말로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normal'한것들을 파는 곳입니다.

 


저는 샴푸와 폼클렌저, 고무장갑을 구매했습니다.

트레제메 샴푸, 트리트먼트를 각각 29kr (약 5,000원)에 구입했습니다.

 


비오레 폼클렌저는 100kr쯤 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그냥 익숙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이렇게 모르는 브랜드들에 둘러싸여있을때는 한번이라도 사용해본 브랜드를 구매하게 되네요.

 


소비자의 심리가 이렇듯 기업에서 구인을 할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면부지의 지원자들 사이에 한번이라도 이름을 들어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지 않을까요

평소에 좀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만)해봅니다.

 

 

normal에서 쇼핑을 마치고 인테리어샵 HAY에 왔습니다.

HAY는 용산에도 매장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규모에서 차이가 납니다.

 


코펜하겐의 HAY는 illum 백화점 맞은편 2층에 위치해있는데요,

3층 규모로 꽤 큽니다.

(HAY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문을 수동으로 여닫는 형식으로 독특합니다.(저는 좀 무섭습니다..))

식탁, 의자, 소파 등의 대형 가구를 비롯해 그릇, 생활용품과 같은 작은 소품들도 판매합니다.

 

 

 

제품의 재료, 디자인에 따라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나는데요,

저렴한 라인도 있습니다.

저렴한 제품은 중간정도 크기의 그릇 하나에 약 15,000원정도 하니

디자인을 감안했을때 그리 비싼 편은 아닙니다.

(저렇게 베이직하고 완성도있는 디자인의 제품들은 꼭 찾으려면 없더라구요. 굉장히 비싸기도 하구요.)

 


덴마크에 며칠 지내면서 덴마크 (혹은 유럽) 사람들이 부러웠던 점은

도처에 있는 미술관, 건축물들을 통해 좋은 취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많을 뿐더러

저렴한 가격에 삶을 좀 더 그럴듯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문구점에서 파는 플라스틱 손잡이의 일반 가위를 놓았을 때랑, 잘 정돈된 디자인의 가위를 집에 놓았을때의 차이는 아주 작지만

눈길을 돌렸을때 밟히는 그 작은 디테일이 주는 행복감, 만족감은 삶을 조금 더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에서 평생 정착할 생각이었다면 지갑이 두둑했다면 아마 HAY에서 가구 소품 다 장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 성격상 살다보면 눈이 높아져서 더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찾게될것같습니다.)

 

 

HAY의 간판제품으로, 기하도형 모양의 색색깔 트레이입니다.

용산에 있는 HAY 매장에도 판매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도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가격은 한국과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굳이 직구할 필요 없다는 뜻)

 


이 트레이는 스웨덴 출신 디자이너 Clara von Zweigbergk의 디자인입니다.

비주얼 아이덴티티 작업을 해왔던 HAY와 2010년도에 콜라보레이션을 했다네요.

 


Clara는 HAY외에도 많은 브랜드와 작업을 했는데요,

루이스폴슨, 나이키, 에어리어웨어 등의 브랜드와 협업했다고 합니다.

 

 

이 전등들 중 하나쯤은 어디서 본 적이 있지 않나요? 모두 루이스 폴슨의 제품입니다.

 

 

이건 Clara가 루이스 폴슨과 콜라보한 제품입니다.

 

 

이렇게 Clara는 군더더기없는 조형물에 과감한 배색을 즐기는 디자이너임을 알 수 있습니다.

Clara의 작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포트폴리오 사이트에 가보세요!

주소: http://www.claravonzweigbergk.se

 

 


HAY에서 입만만 다시고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에 갔습니다.

 

 

코펜하겐에 있는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거대합니다.

3.5층 규모인데요, 없는게 없습니다. 살것도없고

슬라임을 사고싶었지만 참았습니다.

쓸데없고 귀여운걸 파는 다이소 느낌입니다. 후루룩 보고 코펜하겐 프라이드 부스가 있는 시청쪽으로 이동합니다.

 

 


덴마크의 동성결혼은 2012년 6월 15일부터 합법적으로 가능했습니다.

(2015년 동성결혼은 헌법에서 보장받는 권리라는 미국 대법원 판결보다 3년 빠릅니다.)

덴마크는 1989년에 세계 최초로 '시민결합'제도를 도입했던 나라로, 동성결혼을 세계에서 11번째로 허용한 나라라고 하네요.

(시민결합제도란?: 시민결합(또는 '생활동반자관계')는 결혼과 유사한 가족제도이다.

혼인 관계에 준하여 배우자로서의 권리와 상속, 세제, 보험, 의료, 입양, 양육 등의 법적 이익이 일부 혹은 온전히 보장된다. 이혼보다 결합의 해소가 자유롭다. (출처: 위키피디아)

 


덴마크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존중하고 또 법적으로 보호하는 선진화된 사회이기때문일까요,

성별과 연령에 관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프라이드 축제를 즐기러 왔습니다.

보호자 손을 잡고 따라온 아이들도 보이고, 파트너 손을 잡고 온 할머니 할아버지도 보입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의 경우에는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젊은층이고

연령이 있으신 분들은 동성애는 죄악임을 외치며 시청앞에서 한복입고 북치고 장구치는 장면이 생각나서 슬프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성소수자 이벤트는 딱 하루 당일 행사하고 퍼레이드하고 끝나는데요,

여기는 '코펜하겐 프라이드 위크'가 있습니다.

보통 8월 중에 한 주를 '프라이드 위크'로 지정해서 시청을 알록달록 무지개빛깔로 꾸미고

일주일동안 성소수자 관련 워크샵, 강연,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 '프라이드 위크'를 기념해 시청 주변의 여러 매장들은 외관을 무지개색으로 꾸미고 관련 제품을 판매하기도 합니다.

Netto에서는 무지개색깔 맥주를, 세븐일레븐에서는 무지개 커피를, 스타벅스에서는 무지개 프라푸치노를 판매했는데요,

상술이라고 하면 상술일 수는 있겠지만, 소수자의 권리 증진을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기에 나쁘게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시장경제에서 인권을 가지고 마케팅하는 것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나

성소수자 이슈에서는 성소수자들을 끊임없이 가시화시킴으로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때문에

썩 괜찮은 마케팅이라 생각합니다. (관심이라도 가지고 해주는게 어디냐-와 같은 생각이랄까요.))

소수자들이 보호받는다고 느끼게 함으로서 고객도 확보하고 브랜드 평판도 높이고 퀴어프렌들리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까지 일조하니

꿩먹고알먹고아닐까요?

 

 


올해는 스타벅스,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후원을 했습니다.

 

 

서울 퀴퍼는 사람이 우글우글한데 반해 이곳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부스도 몇개 없고요. 이곳은 동성혼이 합법이니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간절하지 않아서 그런걸까요

이제 퍼레이드 동선쪽으로 이동해봅니다.

 

 


서울 퀴어문화축제에서는 이렇게 예수님 분장을 하고 온 분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재작년에는 'I'm cool with it'(난 (너네가 누굴 사랑하든)괜찮아) 팻말을 들고 참석하셨는데

올해는 'still cool with it'(난 여전히 괜찮아) 팻말을 들고 참석했었죠 (센스있는 샌들이 시선강탈)

 


코펜하겐 퀴어퍼레이드에도 예수님이 계실까요?

 

 

 

 

연인과 뽀뽀를 합니다.

아무렴 어때요,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잖아요.

 


성경에는 이런 구절도 있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마가복음 12장 31절

 

 

익숙한 무지개깃발 말고 다른 깃발들도 펄럭이는데요, 모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깃발들입니다.

 

 

이렇게 여러 깃발들이 있습니다.

 

 

 

 

이 순간이 이번 퍼레이드에서 가장 뭉클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이끄는 휠체어에 앉은 노인들이 행진을 했는데요,

위의 사진처럼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부부의 모습을 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퀴어이자 노인이자 장애인이신 분들도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동하기 편치 않으셨을텐데 소수자 권리를 위해 거리로 나오신 모습이 아름답고 멋있었습니다.

 


파트너의 손을 꼭 잡고 계신 할아버지 커플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아서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안전요원이 제 앞에 있어서 못찍었네요...

(사실 코펜하겐에 오는 기차에서도 할머니 커플이 제 옆에 앉았는데요,

이렇게 덴마크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귀여운 커플티를 맞춰입은 커플

 

 

이렇게 각 기업들은 퍼레이드 트럭을 만들어 회사를 홍보하기도 합니다.

 

 

여러나라의 대사관들도 참여를 합니다.

(서울 퀴어문화축제도 덴마크, 미국을 비롯해서 동성혼이 합법인 여러 국가의 대사관이 축제에 참여합니다.)

 

 

 

 

 

 


퍼레이드를 볼만큼 봤으니 한국 식재료들을 좀 사러 아시안마켓으로 향합니다.

 


뇌어포트역쪽에 위치한 아시안식료품점입니다. 동남아, 일본, 한국 음식들을 팝니다.

주말에 늦게 여는 곳이 많지 않아 이곳으로 왔는데, 규모는 작긴 해도 웬만한 건 다 있습니다.

 


(여기서 마주친 한국인 남학생 4명의 유해하고 무례하고 더러운 눈길이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자신의 시선이 누군가의 사적공간을 침해하고 넘어서 불쾌함까지 가져다준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걸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의식수준입니다.

이 글을 보고있다면 다른 곳에서는 그러지 마시길.)

 

 

요런것들을 샀습니다.

며칠전부터 스프카레가 먹고싶어서 일단 고형카레를 사오기는 했는데 재료 구입과 손질이 귀찮기도하고

먼저 처리해야할 음식들이 있어 나중에 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친구들과 나눠먹을 요량으로 아껴두려고 합니다. 국물음식은 나눠먹는게 제맛!)

 


김치는 원래 잘 안먹는데 일단 그냥 한 팩 샀습니다.

(아마 유통기한까지 다 못먹을수도...)

 


참기름과 간장은 계란밥 먹고싶을때 해먹으려고 구입했습니다.

 


라면이 참 비싸더군요. 1500원에서 1700원정도 했나...

음식은 없을때나 먹고싶지 사놓으면 별로 먹고싶지가 않은 것이라 몇봉지 사놓았습니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집으로 갑니다.

유럽이나 미국은 좋은 점이 아무데서나 철푸덕 앉아도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알찬 하루를 보냈네요. 내일은 집에서 좀 쉬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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